bookshelf 19

Crazy Time - Abigail Trafford

Labor Vita 2019. 10. 7. 22:45


@ Self-Help류의 책이 "유익하다" 혹은 "읽길 잘했다"라는 느낌을 주는 확률이 높지 않다. 담고있는 지식의 밀도도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mass market을 지향하다 보니, 아무래도 깊이있는 뭔가를 제공해주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self-help류의 책들이 모두 종이 낭비요 쓰레기인가 묻는다면, 당연히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수 있다. 간간이 발견되는 유익한 책들이, 가끔 그런 책들을 펼치게 만들어준다. 


@ 이혼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이 책은, 긴 세월의 검증을 받으며 여러 개정 증보판(1982, 1992, 2014)이 출간되었다는 사실에서 엿볼 수 있듯이, 꽤나 유익한 내용들이 알차게 박혀 있는 튼실한 포도송이다. [Crisis -> Crazy Time -> Recovery]의 순서로 진행되는 이혼의 과정을 조목조목 자세히 들여다 보면서, 각 단계에 처한 이혼 당사자들이 어떤 심리상태에 처하게 되는지,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등을 담담하게 잘 서술하고 있다. 물론, 이혼에 대한 책이니 만큼, 어떤 이유 때문에 부부가 서로 파탄에 이르게 되고, 어떤 문제가 후일 큰 분열을 야기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당연히 넘쳐난다. 


@ 저자가 설명하는 Dominant/Submissive 개념, Deadlock 개념, Public Divorce 개념은 부부관계 그리고 이혼의 역학관계를 이해하는 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런 렌즈를 통해서 가정을 살펴보는 자세는 우리 모두가 익혀야할 스킬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혼 뿐만 아니라, 연애와 가정생활과 다양한 인간관계에 두루 적용될 수 있는 insight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