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llapse of British 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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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실상부 세계 유일의 초거대 제국이었던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빅토리아 시대의 찬란한 영광을 뒤로하고
"미국의 위성 국가 중 하나"로 전락했는지를
다루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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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영국이 두 번의 세계 대전을 거치면서
데미지를 차곡차곡 축적하고, 결국 제국의 영광에 마침표를 찍었다고 정리한다.
특히,
일차대전 이후에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여러 식민지들이
급속하게 와해되고 분리되는 과정을 겪어가는 와중에,
비현실적인 낭만주의/이상주의적 세계관이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국가 아젠다 설정을 방해하였다는 점을 지적한다.
저자에 따르면
그런 총체적인 실책의 근본적인 발원지는
영국의 공교육 시스템과
19세기 영국을 휩쓴 기독교 각성운동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힘의 질서가 지배하는 "정글"과 같은 국제 역학 속에서
1800년대 후반 영국 특유의 이상론과 도덕론적 사고는
국가의 역량을 심각하게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저자의 분명한 논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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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더불어서
저자가 심혈을 기울여 집중하는 부분은
2차 대전의 전개 과정이다.
터무니 없는 낙관주의와
전쟁을 불사하고자 하는 결연함이 결여된
챔벌린 내각의 위장된 "평화노선"이
결국 독일의 재무장과 전쟁도발의 단초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1차 대전의 종전과 2차 대전의 발발 사이의 기간이
뒤쳐진 영국이 다시 한 번 열강들을 따라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는데,
영국은 이 기회를 허망하게 날려버렸다는 점에
저자는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그리고
그 결과로 2차 대전의 종전 후에
영국은 과거의 영광을 먹고 살 뿐인 초라한 변방의 나라가 되었음을
다양한 사료를 통해 잘 보여준다.
2차대전의 패전국은 분명 독일이었고
영국은 어엿하게 "전승국"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지만
그 승리는 사실상 영국의 몰락을
대내외에 선언하는 통과의례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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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백인 식민지"로 분류되는 캐나다와 남아공의 독립 과정,
그리고 백인 식민지이긴 하지만 그와는 전혀 다른 입장에 있었던
호주와 뉴질랜드의 독립과정에
많은 관심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