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erica and the Japanese Miracle : The Cold War Context of Japan's Postwar Economic Revival, 1950-1960 (Aaron Fors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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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에서 패하고,
전국토가 완전히 황폐화된 상태에서
미국의 "점령"과 "군정 통치"를 경험한
"패망국 일본"이
기적이라고 평가되는 경제적 성장을 이루고
세계 경제의 주역으로 다시 부상하는 과정은
이미 많은 사람들의 연구 대상이었다.
그런 연구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대개 "내부적" 요인들이다.
일본인들의 국민성,
일본 관료들의 자세와 태도,
일본 기업가들의 독특한 정서,
일본의 역사와 문화
일본의 통상 정책
등등이
그 놀라운 "기적"을 말할 때에
자주 등장하는 것들이다.
아마,
"일본적인 것"과 "일본의 성장"을 연결하려는
이런 서구인들의 태도는
일본과 그들의 문화가
다수의 서구인들에게는 미지의 세계에 속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점은 독일의 경제부흥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가장 지배적인 담론이 "마셜 플랜"이라는 점과 확연히 대비되는 점이다.
그런데,
"낯선 세계, 미지의 나라 일본"의 경제 성장을 설명하기 위해서
서구의 많은 사람들이 "일본"이라는 것에 집중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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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그런 쉬운 접근법에 만족하기 보다는
"미국의 대외정책"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의 놀라운 경제 성장을 설명하기 위해서
"일본적인 것"에 주목하는 자세도 좋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일본의 놀라운 리바운드를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저자의 입장.
다시 말해서 일본의 기적적인 번영을 설명할 수 있는 주요한 원인은
바로 미국의 통상 정책과 냉전하의 국제 질서라는 것.
예상치 못한 냉전의 빠른 고착과
거대한 두 블럭의 극한의 대립 그리고
그에 대응하는 패권국 미국의 군사/외교/경제적 대외정책은
결국 일본을 "경제적인 거인"으로 만드는 탄탄한 토대를 제공했다는 것이
저자의 논지라 하겠다.
미국의 정책적인 스텐스와 그 변화의 흐름이
어떻게 "일본"이라는 경제권역을 성장시키는지에 대한 저자의 설명은
그간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중요한 변수 하나를
일본의 경제 기적이라는 방정식으로 넣는데에 큰 도움이 된다.
다수의 한국인들에게 일본의 경제적 번영은
"한국 전쟁"과 뗄 수 없는 연결고리를 구성하고 있을 터.
하지만, 눈을 조금 더 크게 뜨고본다면,
"한국전쟁"이라는 사건은
일본의 경제적 번영을 이끌어낸 미국의 대외정책이라는 큰 흐름에 속해있는
여러 변수 중 하나임을 또한 보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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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대를 생각할 때에
많은 한국인들이 간과하는 또 하나는
일본의 경제적 성장에 "중국"이라는 변수가
다양한 의미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이 책을 통해서 "중국"의 존재감과 그 영향력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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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강대국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자유무역"이라는 기치가
얼마나 허구적인 개념인가를
일본의 성장 과정을 통해서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