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vs - the demonization of the working class (Owen Jo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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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사회의 주류가
"저소득 노동계급 working class"을 바라보는 시각이
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바뀌어왔는지에 대해서
잘 설명해주는 책.
현재 영국의 주류 언론과 정치권,
그리고 소위 '중산층'이라 일컬어지는 사람들이
저소득 계층을 바라보는 방식은
이 책의 표지에 잘 나와있듯이
"악마화"라 할 수 있겠다.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전혀 알지도 못하고,
또한 알 필요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은
주류 사회의 부유한 구성원들의 눈에
부유한 국가 영국에 있는 "저 가난한 사람들"은
그저 이상한 짐숭으로 보일 뿐이고
그 사람들의 이해할 수 없는 삶의 방식은
인간의 삶과는 동떨어진 다른 종의 삶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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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시각에 따르면,
무식하고, 무책임하고 게으르며,
자신의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은 찾아볼 수 없고,
순간적인 쾌락과 눈 앞의 안위에만 집착하며,
준비와 대비라는 개념을 알지 못하고,
감정에만 충실할 뿐인
"인간 이하의 인간 계층"인 그들은
"건전하고 부지런한" 시민들이 내는 세금을 축내며
나라와 사회를 좀먹는 사회의 암적인 존재다.
일하지도 않고,
국가의 보조금으로 살아갈 궁리 뿐인 그들은
자신의 무책임과 게으름에 대해
그 어떤 가책도 느끼지 않는다.
예의도 양식도 갖추지 못한 그들은
함께 있음 그 자체로 타인의 불쾌함을 만들어내는
쓰레기요 오물일 뿐이다.
영국 주류사회의 이런 비뚤어진 시각은
결국 사회 전체가 안고 있는 중대한 문제인
"구조적 빈곤"이라는 문제의 해결을
점점 더 힘들게 만들고 있다.
특히,
대처리즘으로 대표되는 영국의 현대 정치사상이
자본가와 상류층의 시각을
현실로 이식하는 과정에서
영국을 구조적으로 어떻게 변모시켰는지
(제조업의 붕괴, 노동 계층의 해체)와
그러한 구조적 변화가
영국위 하층민의 삶의 기반을
어떻게 파괴했는지를 생각해본다면,
현대 영국의 모습이라는 것이
다수 기층 민중의 잔인하고 고통스러운 희생으로
소수 자본가의 부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났다고 서술될수 있을 것이다.
이 와중에
다수를 희생시키고 그 과실을 독점한 상류층이
"병 주고 약 주기"는 고사하고
병을 준 자가 약 주기 조차 거부하며
병자를 조롱하고 비난하는 영국의 사회상은
참으로 개탄할 만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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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 역사의 흐름 가운데에
부자를 대변하는 보수당이
어떻게 국민의 지지를 획득하는지,
노동 계층을 대표한다고 자임하는 노동당이
어떻게 대중적 지지 기반을 상실하고,
또 분열하며 좌절를 겪어가는지를
잘 보여주며,
언론이 어떻게
소위 중산층의 시각을 보편화시키는지도
잘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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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우리 정치사엔 대처가 없었고
권력 구조가 순수지역구 의원내각제가 아니며,
온 국토를 휩쓴 전쟁 때문에
수 백년간 지속되면서 현재까지 이어지는
"뿌리 깊은 신분제적 문화"를 가지고 있지도 않지만,
사회의 밑바닥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영국 주류의 시각은
우리 사회를 이동의 향방을 엿볼 수 있는
유용한 거울이 된다.
특히나
누구 못지않게 보수화 되어서
자본의 이익을 자발적이고 신앙적으로 방어하는
한국의 언론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보게 되는
다양한 일화들을 접하면서
서늘한 느낌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