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vention of Peter - Apostolic Discourse and Papal Authority in Late Antiquity (George E. Demacopoul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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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의 역사와 그 권위의 사도적 근거에 대해 옹호하고 설파하는 책도 많고,
교황권의 허구성을 증명하고 교황을 공격하는 책도 많다.
교황권의 성립과 강화, 그리고 정치적/종교적 영향력과 관련된
이러한 책들이
대부분 취하고 있는 일반적인 방향은
다양한 사료/자료를 세세하고 꼼꼼히 제시하고,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의 인과성과 필연성을 완성해 나가는 것이다.
그 와중에 다양한 사료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접근하면서,
어떤 것들은 취하고, 어떤 것들은 논파하여 버리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역사책"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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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베드로" 담론을 통해서
교황들이 어떻게 교황권을 강화하였는지를 다루고 있는
"교황권의 역사"에 대한 이 책은
앞서 얘기한 대부분의 책들과는 다소 다른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푸코의 "담론" 개념에 기반을 두고서,
교황이 설파한 다양한 "베드로 담론"을 분석한 저자는
그러한 담론의 진실성/허구성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담론이 존재한다는 것이 근저에 암시하는 바를 찾아내고, 설명하려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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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담론의 분석에 의해서
저자가 책의 전반에서 일관되게 주장하는 바는,
교황이 사용한 베드로 담론이
역설적으로
교황이 공고한 권위와 주권력 권력을 가지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라는 점이다.
즉,
자신이 충분히 가지고 있지 않은 바를
달성하고 성취하기 위한 몸부림이
"베드로 담론"의 형태로 구체화 되어
표현되었다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물론, 그런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다양한 근거들이 재미나게 제시되고 있음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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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이 책은 이렇게 끝이 난다.
Leo에서 Gregory까지의 기간에 대해서 흥미로운 점은
베드로와 관련된 담론의 강화와 발전이
실질적인 교황권의 강화와 비례하여 발전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즉, 베드로와 교황권을 연결하는 담론의 수사적, 논리적 발전은
교황권의 실질적인 권위의 성장과 일치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담론의 발전은
교황권을 강화하고자 하는 노력 중에 겪게 되는
교황측의 좌절감과 굴욕, 그리고 내부적인 이견의 충돌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자.
교황권과 관련된 베드로 담론의 가장 중대하고 눈에 띄는 발전이
교황 세력이 겪고 있었던 다양한 골치 아픈 문제들을 덮기 위해서 만들어졌다는 점은
교황과 관련된 이야기의 가장 분명한 아이러니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한 장치와 조치를 통해서
교황 세력은 그런 이견과 갈등과 좌절과 굴욕감을 적절히 은폐 및 소거할 수 있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로마의 주교'가 '보편 교회의 수장'의 위상을 거머쥐게 된 것은
로마 중심적이고, 주권적이고, 정통적인 "베드로"의 발명을 통해서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