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ospel as manuscript - an early history of the Jesus Tradition as Material Artifact (Chris Ke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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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ssan이나 Hengel 등의 학자들,
혹은 좀 더 넓게 보자면 Jesus Seminar나 양식 비평 등의
'역사적 예수 연구'의 주류를 이끌어 온 학문의 흐름과는
다소 벗어날 수도 있겠지만,
요즘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고 있는 방향성은
공동체적 "집단 기억"과 관련된 문화 현상을 통해서
신약 텍스트를 분석하려는 시도들이다.
이 책의 저자 또한
네 개의 복음서가
단순히 해당 공동체의 잊혀져 가는 "기억"을 보존하기 위해서
예수 전승에 대한 "문서화"의 길을 택했다고 보는
일반적인 시각에 대해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런 흐름에 상당 부분 속해 있기에
흥미로운 자세로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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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지속적으로 내세우는 두 개념은
* 복음서의 "책"으로서의 자기 인식
* 경쟁적 문서화의 산물인 복음서
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두 주요한 렌즈를 통해서
네 개의 복음서의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저자의 리드는
그 흐름을 따라가는 독자들에게 상당한 재미를 선사한다.
마태-마가-누가-요한에서
지금껏 관심을 쏟지 못한 부분을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게 해 준다.
역사적 예수 연구의 일반적인 기준인
authentic - inauthentic의 이분법을 뛰어넘는 재미난 시각을 제공하고,
공관복음서와 제4복음서의 구분이 지니는 의미에 대해서도
예전과는 다른 시각을 제공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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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규정하는 과정에서
물리적인 대상으로서의 "책"이 지니는 의미에 대한 설명도
신약 텍스트에 대한 이해를 한 층 더 높여준다.
가령 "요한 공동체는 왜 요한복음을 저술하였는가?"라는 종래의 질문 대신에
"요한복음의 저술은 요한 공동체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저자의 방향성은
복음서의 이해를 심화시키기에 참 좋은 재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