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helf 22

the Meme Machine (Susan Blackmore)

Labor Vita 2022. 3. 23. 17:37

 

@

굳이 오캄을 등장시키지 않더라도,

단순하고, 명쾌하며 동시에 보편적인 적용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이론이

찬사를 받는 것을 당연한 일이다. 

 

행성들의 기묘한 움직임을 설명하기 위해

지구 중심설이 제시하는 복잡한 그림에 비해서

태양 중심설의 간단명료한 시스템이 어떤 매력과 설득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굳이 상술할 필요가 없겠다. 

 

뉴턴의 운동 법칙이나 만유인력의 법칙

상대성 이론 등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이러한 것이지 않은가!

 

단순성, 명료성, 보편성이라는 특성은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해당 학문의 가장 근저를 이루는

"기본 이론"이 갖추어야 할

우선적인 덕목이라 하겠다. 

 

@

또한 그런 단순명료한 이론은

그 존재만으로 그치지 않고,

자신의 존재를 다른 이론들을 위한 기반으로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파생/응용을 가능케 하고,

그 위에 다층적인 지식이 구축되는 토대가 되기도 한다. 

 

 

@

"진화론"과 "유전자이론"이 하는 역할도 이러하다. 

 

생명체의 과거 역사와 지금 보여주고 있는 다양한 생명현상들에 대해서

명쾌한 설명과 해석의 틀을 제공하고,

미래를 확률 높게 예측할 수 있게도 해 준다. 

 

또, 그 이론적 전제를 출발점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우리는 수많은 다양한 파생적/응용적 학문의 싹이 움트고 자랄 수 있음을 알고 있다. 

 

인간의 모든 지식이라고는 말할 수 없겠으나,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접하는

생명현상 및 의료 분야에서

꽤 많은 지식 체계가 진화론과 유전자 이론이라는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 타 있는 

작은 사람이라 할 수 있다.

 

@

Susan Blackmore이 쓴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밈이론도

이런 중요한 기반적 근거로서 작용할 "거인의 포텐"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진화론과 유전자 이론이 생물학과 생명 공학에서 가지고 있는 역할과 위상을

장차 Blackmore의 밈 이론이

인문/사회에 속한 다양한 영역에서 할 수 있지 않을까?

 

@

저자는 도킨스의 개념을 출발점으로 삼아 더욱 심화시키면서,

생물학적/화학적 기본 단위로서의 gene에 대응하는

또 하나의 '주인공'으로 "밈"이라는 개념을 설명하는데,

 

   * 인간 두뇌의 폭발적인 확장,

   * 언어의 등장과 진화,

   * 종교의 탄생/진화 과정과 그 기능과 역할,

   * 문자와 숫자의 확산과 수용,

   * 도시화 경향의 원동력,

   * 자아 개념의 탄생과 기능

 

등의 다양한 현상들을

이 "밈"과 "자연선택"이라는 개념을 통해서

간단하고도 명료하게 설명해낸다. 

 

'이기적인 유전자'라는 렌즈를 통해서

생명 현상의 많은 부분들을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 것처럼,

'이기적인 밈'이라는 새로운 렌즈를 통해서

우리는 인간의 역사와 문명, 사회와 문화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저자의 설명은

뭐랄까

읽는 내내 

그 설명의 명료함과 단순함 덕분에

"후련하다" "통쾌하다"는 감정을 느낄 정도로 강력한 임팩트를 준다. 

 

@

매 챕터를 읽어가면서,

흥미롭게 풀어가고 있는 저자의 설명이

다음 챕터에서는 과연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를 

엄청난 기대감을 품게 된다.

 

@

인생 책 100선을 꼽으라면

당연히 들어갈 수 있는 

매우 인상적인 책이다. 

 

이정도의 임팩트라면

이미 꽤나 많은 논쟁들이 오고갔을 것이니,

부지런히 그 발자취를 추적해 보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