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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2월 29일 (화요일) : 두통 2일차

Labor Vita 2016. 3. 1.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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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것의 문제인지 감기인지를 구분하기 힘든, 애매한 두통이 찾아온지 2일차.


먹는 것의 문제라면, 전날 저녁으로 먹은 카펠리니가 문제였거나 (카펠리니와 관련된 징크스는 정말로 잘 없어지지 않고 있구나), 다음날 점심에 급하게 먹은 순두부 찌개가 문제이겠고, 

감기라면, 언제나 그렇듯이, 일하면서 밀폐된 공간에 오래 있으며 자연스럽게 옮겨운 바이러스 탓이겠다. 


여튼, 두통 탓에 정신 없이 귀중한 이틀이 흘러간다. 


그래도, 그 와중에 재미있는 점은 "이지엔6 프로"를 처음으로 복용해 봤는데, 효과가 기대이상으로 굉장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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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와중에, 그래도 열심히 반죽해서 피자 한 판 구웠다. 

피자를 신나게 굽다가, 인도식 난과 커리를 좀 먹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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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야채와 식재료들 쇼핑을 해야하는데, 계속 미루고 있다. 오늘도 시간적인 여유가 꽤나 있었는데도, 3월 시작되고 더 큰 여유가 올 때 하자는 생각으로 또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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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같은 짓으로 일관하는 한 젊은이를 보면서, 묘하게 나의 젊은 시절을 끊임 없이 떠올리게 된다. 말하자면, 거울 같은 역할이라고나 할까.


내가 얼마나 소통 불능의 인간이었는지, 얼마나 중대하게 공감 부족의 병을 앓고 있었는지도 깨닫게 되고, 남을 공격하고 비난하는 행위를 통해서 나의 정체성과 자존감을 지키려했던 졸렬한 행태들도 깨닫게 된다. "나의 행동, 나의 인생"일 때에는 잘 보이지 않던 것들이, "남의 행동, 남의 인생"이니가 어쩜 이렇게 명료하고 분명하게 보이는지... 역시 한 걸음 떨어져서 보는, 객관적인 시각이 정말로 중요하긴 중요하다.


지금과 같은 정서 상태와 태도를 20대에도 가지고 있었다면, 내 인생의 향방도 정말로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고, 그 시절을 그렇게 막장 쓰레기로 살았기에, 지금의 깨달음까지 도달했다는 변명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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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동력을 "열등감"에서 찾는 인생은 역시 비참할 수 밖에 없다. 만족스럽고 행복하고 후회없는 인생은 결국 안티테제레서 출발해서는 만들어질 수 없고, 테제에 기반할 때에만 가능하지 않은가.


소박하고 보잘 것 없는 인생을 살아가더라도, 긍정적인 에너지와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비교나 비난을 통해서가 아니라, 나의 가치를 내가 얼마나 달성하는가만 바라보면서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