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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s Monsters (Esther J. Hamori)

Labor Vita 2025. 2. 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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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적으로 볼 때엔,

 

성경에 등장하는 다양한 "몬스터"들을 

요리조리 뜯어보고 관찰하는

재미난 내용을 담고 있다. 

 

흡사 청소년 도서에 어울릴 듯한

소재 선택이라 하겠는데,

 

쉽지 않은 아카데믹한 내용과 깊이 있는 결론을

이런 겉모양으로 빚어낼 수 있는 것은

"글쓰는 사람"에게는

매우 강력한 무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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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랍, 케루빔, 천사, 사탄 등 인간보다 상위에 위치하는

영적인 존재들은 물론이요,

 

리워야단과 같이

성경 곳곳에서 양념처럼 등장하는

다양한 짐승의 모양을 한 괴물들,

 

네피림, 바산 왕 옥, 골리앗과 같은 "인간의 경계를 넘어선 거인 괴물"

스올에 머물고 있는 "사무엘의 영"도 포함하여

 

"신과 인간" 이라는 카테고리에 속하지 않는

성경에 등장하는 모든 존재들을 폭넓게 탐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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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나이 먹은 텍스트를 다루고 있는 글이지만,

100편이 족히 넘어가게 엄청나게 많은 "요즘 영화/드라마"를 끌고와서

그에 빗대어 성경 텍스트를 설명하고 있는 저자를 보고 있노라면,

이 사람의 "지적인 탐구의 폭"은 얼마나 넓은가를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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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견, 

"재미있는 성경 괴물 이야기" 같아 보이는 이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심오한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그것은 바로

"권선징악"과 "선과 악의 대결"과 "자비하고 은혜로우신 신"이라는

깔끔하고 단순한 이분법적 사고가 아니라

 

우리가 쉽게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내면화하기 힘든

지극히 복잡다단하고 경계가 흐린 현실의 뒤죽박죽된 실상의 모습을

성경이 충실히 담아내고 있으며,

 

   (마지막 쳅터에서 저자는

    이스라엘의 세계관 속에 단단히 자리잡고 있는

    괴물 그 자체인 신과

    그 신에 대한 두려움/경외심이라는 개념도 소개한다.)

 

이분법이 지배하는

동화와 같은 평면적이고 단순한 묘사가 아니라

지극히 복잡하고 다층/다면적인 현실의 모습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기에

 

성경을 읽는 것은 우리에게 가치있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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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심오함이 

뒤죽박죽이고 시궁창인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는 바로 그 "모호성/다면성"에 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

그 수 많은 괴물 이야기를 끌어와서 풀어낸 

저자의 그 정교한 빌드업에

감탄과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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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드는 느낌이 

딱!! "이 사람 아슈케나짐 유대인이겠네"라는 것.

유대인이 보여주는 그 "특유의 천재성"이 강하게 느껴진다. 

 

물론, 아닐 수도 있겠지만,

이런 "천재과"의 느낌을 주는 저자들이

유대인인 경우가 꽤 많았다는 것이

개인적인 경험이다. 

 

궁금해지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