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8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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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사람인데도, 정작 혼자 있는 것에는 익숙치 않다. 대부분의 시간을 "할 일"로 가득 채워놓고, 만약을 대비해서 혹시나 여유가 생길 경우에 처리해야 할 목록들을 잔뜩 대기시켜놓는 탓에, 하루 종일 정신 없이 일처리 하느라 바쁜 모양새다. 솔직히 "심심하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잘 모른다. "심심함"을 느껴본 적이 거의 없으니 말이다. 심심함을 느낄 겨를이 없이, 언제나 할 일은 쌓여있다. 분단위로 시간을 쪼개 쓰는 것이 일상이다.
그래도 시간이 가면 갈수록, 조금씩이나마 극단의 분주함에서 벗어나서, 점점 정상인들의 삶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내 일상을 보게된다. 멀긴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방향은 그 쪽이다. 계속 워커홀릭 처럼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니, 당연한 방향성이라 하겠다.
비록 아직은 많이 멀긴 하지만, 가끔씩 정말로 조용하게 혼자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그럴 때면, 일순간 당황에 빠진다. 혼자 있는 연습도, 고요하고 느긋하게 있는 연습도 그다지 되어 있지 않은 내 모습.
오후 시간에 담담하게 혼자 있는 시간이 좀 있었다. 언제까지나 바쁘게 살 수도 없고, 언제나 누군가가 내 곁을 지켜줄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여유를 즐기는 법, 혼자 있는 법을 익혀야 할 때가 이제는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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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꽤 긴 시간동안 사무실 에어컨을 끄고 있었는데, 나름 크게 불쾌하지 않았다. 바깥 공기가 확실히 상쾌하고 좋다. 그 무서운 습기의 위력만 좀 누그러지면 혹은 기온만 조금 내려가면 확연히 견딜만 하다.
곧 이 무더위도 끝이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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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방문한 식당 덕에 하루 종일 격한 설사의 축복을 받았다. 어지간하면, 거긴 가지 말아야겠구나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