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4월 2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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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 일요일 같지 않은 느낌으로, 평일처럼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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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서"에 대한 책을 읽다가 "아모스"에 대해 궁금증이 생겨서 원래 읽던 책을 잠시 중단하고 아모스에 대한 연구서를 하나 찾아 읽었다. 아모스서의 저술과 편집 연대에 대한 다양한 학설들을 소개하고, 아모스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층위의 텍스트의 특성과 역할을 꼼꼼히 설명하는 책이었다.
두 왕국의 몰락과 두 제국의 정복전쟁이 얽혀서 만들어낸 BC8세기에서 BC6세기에 이르는 격동기에, 의례와 성전 중심의 야훼종교가, 신명기적 배타적 유일신교로 변모해 가는 과정을 그 근저에 깔고 읽어야 하는 선지서들은 언제나 큰 흥미를 준다. 비록, 대학생 시절에 젊은 혈기로 읽었던 선지서와 지금의 선지서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지서를 관통하는 "정의"와 "인간존중"이라는 키워드가 주는 무게감은 크게 다르지 않다.
구약성경에 대한 공부가 꽤나 많이 부족함을 느낀다.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성서 히브리어에 대한 심리적인 벽이다. 까막눈이라는 점에서 별로 다를게 없음에도 불구하고, 코이네 헬라어에 대해선 별다른 거리감이 없는데, 희한하게 히브리어는 저 멀리 있는 느낌으로 큰 벽이 되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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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집 옆에 있던 "뽕의 달인"이라는 짬뽕/짜장면 식당이 문을 닫고, 그 자리엔 저가 베트남 쌀국수 체인점이 들어왔다. 처음엔 수타로 면을 뽑다가, 나중엔 기계로 면을 뽑고, 결국 나중엔 부부 두 명이 운영하던 그 짬뽕 및 중국음식 전문 식당은 생각만큼 오래 버티지를 못하고, 결국 문을 닫은 것이다.
상기와 함께 새로 문을 연 쌀국수 집에 가서, 한 그릇에 3,900원 하는 쌀국수를 각각 한 그릇씩 시켜서 먹었다. 더도 덜도 아니고, 딱 3,900원의 가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