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by day

17년 4월 5일 (수)

Labor Vita 2017. 4. 5.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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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걷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진보정치와 관련된 팟케스트를 듣는 양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다양한 컨텐츠의 토크들을 듣는 재미가 꽤 좋다. 반면, NPR을 듣는 시간은 꽤나 줄어들었는데, 역시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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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생각을 글로 쓰는 것. 시민사회가 정상적으로 굴러가는 다양한 국가의 교육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영역이 바로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쓰는 것"이다. 그 훈련을 통해서 정보를 주고 받는 것을 넘어서서, 자신의 힘으로 생각하는 법을 익히게 되어 비판적 사고가 가능해진다. 타인과 의견을 주고 받고 설득하고 소통하는 기술을 익히게 된다. 그러니, 결국 다양한 이익이 충돌하는 고도화된 사회가 정상적이고 공정하게, 그리고 생산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 이런 훈련이 없으면 안된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당연히, 멀쩡한 나라의 교육 과정에서는 "글쓰기"가 핵심이 된다. 


우리 모두가 주지하다시피, 우리 교육은 "답을 고르는 것"에 집중되어 있다. 누군가가 제시하는 지식을 빠르게 흡수하고, 다양한 미끼들을 피해서 실수 없이 "정답"을 고르는 훈련이다. 듣기로는, 중고등학교 수준의 교육에서 뿐만 아니라, 요즘 대학에서도 그런 "객관식 시험"이 있다고 한다. 그렇지 않던 시대에 대학을 다닌 나로서는, 상상하기가 힘든 대목이다. 16년이 되어야 할 쓰기 교육이 4년으로 쪼그라 든 것도 문제였는데, 이제는 싸그리 "쓰기"가 없어진 형국이다. 그런 교육의 결과는 우리가 보고 있는 "한국 사회"이다. 공정과 상식이 전혀 물처럼 흐르지 않는 불통과 위계의 사회 말이다. "위"의 눈치를 보면서, "모범답안"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에는 길들여져 있지만, 모두가 대등하게 입을 열고 이상적인 답을 새롭게 만들어 가는 데에는 지극히 취약할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이런 생각의 끝에 거창하게 대안을 말할 수는 없는 입장에 있긴 하지만, 이 블로그를 포함해서 내 삶의 영역에서 다양한 "글 쓰기"의 실천법이 있으니, 하루하루 부지런히 쓰고 읽는 훈련과 실천을 쌓아가야 하겠다 다짐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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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y Romo가 은퇴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한 시대를 풍미한 거대한 스타의 퇴장을 지켜보는 마음은 단순한 형용사로 설명되지 않는 복잡한 감정으로 채색되어 있다. 


구약성경의 지혜서가 우리에게 말해주듯이, 만물에는 때가 있다. 성장할 때가 있고, 영광을 누릴 때가 있으며, 퇴장할 때가 있고, 모든 것을 정리하고 한 생을 마감해야 할 때가 있다. 과연, 지금 인생의 경로상에서, 나는 어떤 "때"에 위치해 있는가, 자문해 본다. 오르막인지, 내리막인지, 고원인지 말이다. 


힌편, 지금 내가 처해 있는 스테이지와는 별개로, 지나온 과거도 또한 돌아보게 된다. 한창 젊은 시절에, 자기 발전과 사회적 인정을 위해서 가열찬 투자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생각을 문득 해봤다. 뭔가 나만의 세계에 깊이 몰두해 있었다는 느낌이다. 어렵고 불확실한 길을 가기보다는, 당장 확실하고 쉽고 간편한 선택에 주력했다는 생각도 해봤다. 도전히 피하는 안전 추구적 성향이라고나 할까. 현재의 삶의 양태는 고스란히 과거의 결과물이니, 청년기의 그런 지향이 지금의 삶과도 꽤나 깊은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