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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대학의 Steven Pinker로 대표되는 소위 '평화론자'들은
인류 공동체가 과거에서 지금으로 이행해 오면서
폭력성의 추세를 꾸준히 낮춰왔고,
결국 우리가 지금 역사상 가장 비폭력적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인류의 역사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평화의 시대라는 설명.
그런 주장은 다양한 그래프와 데이터를 통해서 설득력있게 제시되었고,
최근,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Dower는 그런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양차대전을 거치고, 냉전체제를 겪었으며, 공산권의 붕괴 이후에 테러리즘과의 홍역을 치른 인류 공동체는
겉으로 보이기에는 "유래 없는 평화"의 시대를 순항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데이터에서는 읽히지 않는 큰 고통과 폭력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여전히 폭력의 시대라는 설명.
그가 공들여 조명하려 하는 부분은
* 전쟁과 국가 폭력의 간접적 희생의 어마어마한 규모
* 미국의 해외 비밀 공작에 의해서 자행된 국가폭력
* 핵무기에 의해 만들어진 공포의 일상화
등등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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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철학적 성찰이나, 참신한 통찰을 제공하는 책은 아니다.
초반에 자신의 주장을 명확히 제시하고,
뒤이어 책의 나머지 부분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제시하면서, 본인의 논지를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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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논지를 가장 근저에서 떠받치고 있는 것은
미국의 정책결정자들과 미국 시민들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뿌리깊은 "미국 예외주의"에 대한 성찰과 지적인데,
이 책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