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okshelf 19
- 기나긴 하루 - 박완서 2019.12.29
- the British Empire 2019.12.26
- 유시민의 글쓰기특강 2019.12.26
- the Vegetarian Myth - Lierre Keith 2019.12.24
- a theory of Primitive Christian Religion - Gerd Theissen 2019.12.20
- Walden & Civil Disobedience -Henry David Thoreau 2019.12.17
- the death and life of Great American cities - Jane Jacobs 2019.12.13
- 불교사 100장면 2019.12.10
- God in the Qur'an - Jack Miles 2019.12.05
- the violent American century - war and terror since World War II -Jonh W Dower 2019.11.28
기나긴 하루 - 박완서

the British Empire

유시민의 글쓰기특강

the Vegetarian Myth - Lierre Ke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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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는 살아온 인생 전체의 길이 일 수도 있는 긴 세월동안
비건 채식주의자로 살았다가,
큰 각성 후에 다시 "잡식"으로 컴백한 저자가 이야기 하는 채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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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우리가
육식은 나쁜 것, 채식은 좋은 것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을 벗어나야
진정한 "지속가능성"이 달성되고, "생명 존중"을 이룩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쌀, 밀, 감자, 옥수수 등을 경작하는 현재의 농업은
공장식 가축 산업 못지 않게
우리와 지구에게 큰 해악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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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후반부에서 저자는 3가지 실천적 방향성을 제시한다.
* 후손을 남기지 않기
* 자동차를 운전하지 않기
* 내가 먹을 것은 내 손으로 키우기
a theory of Primitive Christian Religion - Gerd Theis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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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는 달리, 좋은 학술서의 기본요건은 명확성이다.
글쓴이가 하고자 하는 말이 분명하게 전달되지 못하면, 학술서는 그 존재의 의미가 없다.
읽는 이에 따라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 있는 건,
문학 작품이 가질 수 있는 특징이지, 학술서의 덕목은 아니다.
그래서, 좋은 학술서는 제목을 통해서
하고자 하는 말을 정확하고 깔끔하게 전달한다.
이 책 또한 그러하다.
제목이 이 책을 정확히 말해주고 있다.
원시 기독교에 대해서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는 것이다.
저자는 1세대 기독교의 탄생-성장-발전에 대해서
다양하게 파악하고, 세밀하게 설명하고, 이론적으로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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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종교"를 "복합적인 기호 체계"라고 파악하고, 그것에 맞춰서
1세대 기독교에 대한 분석과 해설을 시도한다.
'기호 체계 - semiotic system'이라는 말이 좀 모호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 용어 대신에 종교를 "언어"에 빗대어 설명한다고 하면 좀 더 깔끔한 이해가 가능하겠다.
기본적인 어휘가 있고,
그런 어휘들을 엮어서 문장으로 만드는 법칙, 즉 문법 체계가 존재하며,
그렇게 어휘와 문법을 이용해서 무한대의 문장을 만들어서 다양한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언어인데,
종교가 바로 그런 특성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저자는 "어휘 vocabulary/words" "문법 grammar"라는 용어를
일관되고 반복되게 사용하지는 않고,
그 대신 "axiom"과 "basic motif"라는 개념을 통해서 "1세대 기독교라는 종교적 기호 체계"를 설명한다.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다보면,
종교 일반에 대한 정리가 깔끔하게 이루어질 뿐더러,
초기 기독교에 대한 탄탄한 정리를 얻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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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언어"를 엮는 유비는 여러 측면에서 유용하다.
특히,
모어 mother language에서 특정 방언 daughter language이 서서히 분화를 이루어
결국 독립적인 언어로 성립해 가는 과정처럼,
유대교의 혁신 운동을 활발히 벌인 유대교의 한 분파에서 시작한 Jesus Movement가
결국 하나의 다른 종교로 성립해 가는 과정에 대해서
저자는 '큰 그림'을 제공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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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큰 그림과는 별개로
개인적으로 내가 주목한 부분은,
첫째로,
강력한 유일신 사상이 확립된 제2성전기 유대교의 토양에서
어떻게 예수의 신격화가 가능했는가에 대한 저자의 설명
둘째로,
바울서신에서 나타나는 역사적 예수에 대한 바울의 철저한 무관심과 무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한 저자의 설명
세째로,
초기 기독교의 다원성에 대한 저자의 깔끔한 정리
네째로,
신약 성경의 성립 과정을
다원성의 수용과 "초기 기독교의 원시성의 종료"라고 해석한 부분
등등 이었다.
Walden & Civil Disobedience -Henry David Thoreau

the death and life of Great American cities - Jane Jaco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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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이고 활력 넘치는 "살아 있는" 도시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도시 계획을 주체들은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고 실행해야 하는가?
왜 어떤 도시는 번성하고, 왜 어떤 도시는 죽어가는가?
슬럼은 왜 생기는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슬럼을 되살릴 수 있는가?
도시의 생명과 관련된 이런 질문에 대해서 이 책의 저자는 자세하게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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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될 당시에는 도시 환경 공학계에 커다란 충격을 준 책이라고들 하는데,
지금은 당연한 명제가 되어버린 것들이라
그 당시의 사람들이 느낀 신선한 충격은 우리로선 느낄 수 없다.
또한,
시간적으로는 정보통신 기술이 일상을 지배하기 전 시대인 1960년대에 출간되었고,
공간적으로는 거의 무한하다고 할 수 있는 땅을 가지고 있는 미국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수도권 중심의 극단적 과밀"이라는 문제에 직면해 있는 우리의 실정과는
다소 다를 수 있겠다.
하지만, 저자의 관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의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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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따르면, 도시의 생명력을 좌우하는 근간이 되는 것은 "다양성"이다.
도시가 단일해지고, 하나의 색깔-하나의 성격-하나의 기능에 함몰되면,
결국 그 도시는 생명을 잃고 슬럼화 되고, 버려진 땅이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그 과정과 논리에 대해서 저자는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피난민에 의해서 형성된 주거지역
정부에 의해서 적극적으로 개발되고 관리되는 강남
소위 "신도시"라 불리는 베드타운 등
다양한 곳에서 살아본 경험들을 떠올리면서
저자의 설명을 따라갔다.
불교사 100장면
God in the Qur'an - Jack Mi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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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교와 기독교와 이슬람의 "유일신"을 다루고 있는 Jack Miles 교수 대표 3부작 중
이슬람에 상당한 촛점을 두고 있는 이 책은
구약 성경의 "신"과 꾸란의 "신"이 어떤 차이점을 보여주는지를 설명하고,
그를 통해 이슬람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그리고, 이렇게 이슬람을 이해하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기독교의 신관에 대한 상당한 통찰을 제공해준다.
저자가 채택한 방식은
구약 성경과 꾸란에 동일하게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이
각각 그들이 대면하는 신과
어떻게 대화하고, 어떤 관계를 맺어가는지를 보여줌으로써
그 관계 속에서 드러난 "신"의 특징과 성격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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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 하와,
가인과 아벨,
노아,
아브라함과 그의 아버지,
아브라함-이삭-야곱,
요셉,
모세,
예수와 마리아를 각각 한 챕터로 삼아서,
저자는 구약의 구절들과 꾸란의 구절들을 교차해서 제시하고, 설명한다.
구약 성경이 위의 인물들을 다루는 방식이야 상당히 익숙하지만,
저 인물들이 꾸란에서 어떻게 제시되는지를 잘 알지 못하는 나같은 사람에게,
이 책의 설명은 그야말로 가뭄 속의 단비와 같은 가치를 지니는 백만불 짜리 설명이다.
긴장감이 떨어지는 쳅터가 단 하나도 없을 만큼 흥미진진한 설명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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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작의 다른 책에서와 같이,
저자가 명시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결국 구약 성경의 "신"과 꾸란의 "신"의 결정적인 차이는
역시 "유일신 개념"의 생성-진화-정착과 궤를 같이 한다는 점을
진하게 행간에 담아내고 있다.
유일신 개념과 내세 개념이 확립되기 이전의 텍스트에 나타난 구약 성경의 신은
두 개념이 확연히 자리 잡은 이후의 텍스트인 꾸란에서는
완연히 다른 모습으로 묘사된다.
역시, "신"의 본질과 특성은
그 신을 인식하고 대명하는 인간의 "신인식"과 눈 높이를 맞추게 된다는 점!
하고 싶은 말을 절대로 글로 쓰지 않으면서도,
결국 그 하고 싶은 말을 웅변처럼 전달하는 저자의 능력은
실로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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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탄"과 "사후 세계" 개념을 다루는 방식에 있어서
구약 성경과 꾸란이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하는 [부록]이 권 말에 실려있는데,
이 또한 흥미롭다.
이 [부록]만으로도, 책 한 권이 나올만한
흥미로운 주제가 아닌가!
the violent American century - war and terror since World War II -Jonh W D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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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대학의 Steven Pinker로 대표되는 소위 '평화론자'들은
인류 공동체가 과거에서 지금으로 이행해 오면서
폭력성의 추세를 꾸준히 낮춰왔고,
결국 우리가 지금 역사상 가장 비폭력적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인류의 역사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평화의 시대라는 설명.
그런 주장은 다양한 그래프와 데이터를 통해서 설득력있게 제시되었고,
최근,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Dower는 그런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양차대전을 거치고, 냉전체제를 겪었으며, 공산권의 붕괴 이후에 테러리즘과의 홍역을 치른 인류 공동체는
겉으로 보이기에는 "유래 없는 평화"의 시대를 순항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데이터에서는 읽히지 않는 큰 고통과 폭력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여전히 폭력의 시대라는 설명.
그가 공들여 조명하려 하는 부분은
* 전쟁과 국가 폭력의 간접적 희생의 어마어마한 규모
* 미국의 해외 비밀 공작에 의해서 자행된 국가폭력
* 핵무기에 의해 만들어진 공포의 일상화
등등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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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철학적 성찰이나, 참신한 통찰을 제공하는 책은 아니다.
초반에 자신의 주장을 명확히 제시하고,
뒤이어 책의 나머지 부분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제시하면서, 본인의 논지를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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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논지를 가장 근저에서 떠받치고 있는 것은
미국의 정책결정자들과 미국 시민들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뿌리깊은 "미국 예외주의"에 대한 성찰과 지적인데,
이 책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