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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부를 축적하고,

강력한 해군력을 바탕으로 불패의 화력을 쌓는데 성공하여,

한 시대를 풍미하며 전 세계를 대상으로 거대한 제국을 꾸려가던

"해가 지지 않는 제국" 영국이

미국에게 세계의 패권을 넘겨주는 과정을 다루고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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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미국으로의 헤게모니 이동을 다루는 일반적인 글들이

특히 양차대전에 집중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이 책은 좀 더 넓은 범위를 다루고 있다.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다뤄진다. 

    ....먼로 독트린

    ....오레건 국경 분쟁

    ....미국 남북전쟁

    ....베네수엘라 사태

    ....스페인-미국 전쟁

    ....제1차 대전

    ....워싱턴 군축 회의

    ....제2차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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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미국으로의 패권이동은

세계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양상을 보여주는데,

그것은 바로 그 패권의 이동이 "평화로움"을 유지했다는 것.

 

즉, 저물어가는 패권국가와 새로이 떠오르는 패권국가가

서로를 향해 무력의 행사를 시도하며

결국 "전쟁"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헤게모니의 이동을 확인하는 절차를 밟은 것이 일반적인 패턴이지만,

영국과 미국은 이러한 무력의 충돌 없이 

평화로운 패권 이동을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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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총성 없는 패권 이동"이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은,

두 나라 간의 충돌과 힘의 균형 관계를 설명하는 것을 넘어서서

두 나라의 국내적인 정치/경제/사회적인 배경에 대한

영양가 높은 설명들을 충분하게 제공한다. 

 

두 나라의 갈등과 대결, 그리고 그것의 결과를 서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양국의 리더들이 중요한 순간에 내린 중요한 결정들이

왜 존재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제공함으로써,

헤게모니의 이동 과정에 대한 이해가 훨씬 두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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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주의적 전통이 강력하고, 제국적 면모를 선명하게 가지고 있던 영국은

19세기에 진행된 일련의 개혁 조치들을 통해서 

점차 "탈제국"적이며 "민주적"인 사회로 변모해 갔다. 

 

반면, 

신생국가이며, 대의민주주의 정치체제를 가지고 있었고,

바깥에 대한 관심을 비교적 낮추고, 자국만 바라보았던 미국은

경제적/외교적 성장과 서부 개척 시대의 마감,

그리고 남북전쟁의 종료로 이뤄던 "거대 미합중국"의 공고함을 통해서

점차 "제국적"인 시선을 품게되었다.

 

두 국가가 정 반대 방향의 변화를 경험하는 와중에, 그 중간 점에서 만난 두 나라는

서로가 서로를 "우리"라고 인식하게 되었는데,

이런 "동질성"은 헤게모니의 평화로운 이전을 가능하게 만든

중요한 기반이었다. 

 

앵글로 색슨적 정체성과 영어라는 공통점 등은

말할 필요도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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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자는 이런 "평화로운 헤게모니의 이동"은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임을 수차례 강조한다. 

 

그리고, 앞으로 있을 "패권의 이동"

즉,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벌어질 패권의 쟁탈은

결코 평화롭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또한,

그 평화로운 헤게모니 이동의 과정에서도

새로운 패권국 미국은

영국이 세팅해 둔 기존의 질서를 수용하고 내면화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새로운 질서를 수립하였던바,

 

중국이 패권을 거머쥐게 되었을 경우,

미국이 정립해 둔 세계질서의 근본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유치한 낙관론일 뿐이라는 점도

매우 강력하게 설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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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다음 패권국이 되기 위해서는

중국이 내부적으로 민주적인 사회 질서가 탄탄해져야 하고,

시장경제와 자유무역의 질서에 기반한 강력한 경제력을 건설해야 한다고

많은 미국의 리더들은 생각한다. 

 

즉, 민주화되고, 다양성이 존중되는 "미국적인 사회 시스템"이 아니라면,

패권국의 지위에 오를 수도 없고, 그 패권을 유지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미국 중심의 세계관"이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그런 실수를 깨닫기 위해서,

영국이 패권을 상실한 과정을 교과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을

책 전체를 통해서 반복적으로 가르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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