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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기독교적 상징 세계에 익숙한 시각으로 보자면

"뱀"이라는 기호가 가지고 있는 의미는

사실 너무도 명백하여서, 별다른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러한

사악함, 거짓, 참소, 비겁함 등으로 대표되는

뱀의 의미에 대해서

저자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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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논지를 뒷받침 하기 위해서

다양한 문화권에 존재하는

유물과 작품과 사료를 수년간 연구한 저자는

"뱀"이 비단 부정적인 의미 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음을

잘 설명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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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탐구가 궁극적으로 도착하는 지점은

성경 텍스트 속의 "뱀"이다. 

 

1. 창세기 - 에덴 동산의 뱀

2. 민수기 - 모세의 불뱀/놋뱀

3. 열왕기 - 히스기야의 네후스탄

4. 요한복음 - 높이 들린 뱀으로서의 예수

 

단순화되고 유럽화된 의미의 

"협의의 뱀 상징"으로는 다 파악할 수 없는 깊은 텍스트의 의미를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면서 하나하나 곱씹다 보면,

다양한 텍스트의 참다운 의미를 놓치면서 피상적인 독해에 머무르게 되는 

"얕은 상징"의 빈약한 독해법의 한계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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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궁극적으로 파고 들고 있는 것은

요한복음에 등장하는 예수에 대한 상징인데,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는 동안

최근의 요한복음 연구를 

한 걸음 떨어져서

나름 의미있게 개괄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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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신하면서도, 의미있고, 재미있는 연구다. 

이런 연구가 존재할 수 있는 학문적인 토양이

잘 키워지고, 유지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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