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을 많이 쓴 날이다. 물론, 돈을 헛되게 쓰진 않아서 많은 보람과 즐거움을 얻긴 했지만, 그래도 평소보다 더 많은 돈을 쓴 터라, 곰곰히 되새겨보게 된다. 이왕 쓰는 돈이라면, 더 알차고 더 보람있게 써야겠다.
@
빡빡한 일정을 진행했다. 마치 토요일인 것 같은 느낌이었다. 홍수처럼 밀려드는 일을 처리하느라 몸은 힘들지만, 정신은 오히려 더 맑아지고, 생각이 튼튼해지는 느낌이 참 좋다.
직장 없이 무위도식 하는 남자가 결국 망가져서 폐인이 되는 것을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다. 그런 것을 보면, 역시 사람은 "제 할 일"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영혼이 쪼그라들게 되나보다.
자기가 맡아 하는 일이 주어져 있고, 그것을 묵묵히 수행하는 가운데에 얻게 되는 보람과 자긍심은, 한 개인이 건전한 삶을 영위하는 데에 참 중요한 요소가 된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그런 것이 결여되어 있는 인생을 살 때에, 인간은 흔히 정신적-정서적 위기를 겪을 수 밖에 없나보다.
@
계좌로 입금될 보증금 정산 금액이 확정 되면서, 칼국수 201호가 완전히 정리되었다. 자잘한 정산이 남아있긴 하지만, 큰 건은 해결된 셈. 내 돈 내가 받은 건데, 괜히 공돈이 생긴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이렇게 개인사의 한 페이지가 넘어간다.
@
내 생업에 좀 더 능숙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깊이 한 하루였다. 20년이 넘게 해 온 일이지만, 자잘한 실수가 많은 것은 물론이요, 가끔식 심대한 실수도 저지른다. 게다가 요즘엔 내가 메가트렌드를 잘못 파악하는 듯한 기분도 있고, 전체적인 업무의 방향성을 미세조정하는 일에도, 정밀도가 떨어지고 있는 듯한 생각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끊임 없이 노력하고 정진하는가라고 자문하면, 자신 있는 대답이 쉽지 않다. 반성하는 하루다.
@
정체를 알 수 없는 011 번호로 전화가 왔다. 재미난다. 과연 누굴까? 예전 전화기의 번호를 전체다 백업하지 못한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