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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다움이 없이 완연한 일상의 모습 그대로 명절 연휴가 흘러갔다. 지난 몇 년간은 명절이 되면, 꼬마를 만나는 것이 정해진 루틴이었는데, 금년엔 처음으로 그런 루틴 없이 그냥 일만 하면서 명절이 흘러간 것이다. 이런 변화가 새로운 스테이지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뭔가 다른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인생을 길게 보거나,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임하지 않은지가 벌써 5년째인가... 그냥 하루하루 열심히만 살자 다짐하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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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체에서 1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26% 정도가 된다고 한다. 꽤 큰 수치다. 나도 그 숫자에 일조한 사람이고.

 

"혼자 사는 삶"에 아직도 많은 어색함이 있고, 어설프고 허술한 구석도 정말 많이 있지만, 망가지지 말고 잘 꾸려가자 매번 다짐을 해 본다. 인간의 존엄이 무너지지 않도록, 최소한의 선은 지켜나가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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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으로 가게된 첫째를 보면서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하는 요즘이다. 아닌게 아니라, 첫째의 좌충우돌을 보면서, 나의 바보 같은 20대를 거울을 보듯 떠올리기 때문일 것이다.

 

교만하고, 독선적이고, 사회성 부족한 모습에, 안하무인의 독불장군이었던 나의 탈많은 20대를 생각해보면, 지금도 얼굴이 화끈해진다. "실패"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언제나 앞만 보고 달렸고, "나와 다른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대립하고 갈등했던 나날들.

 

내가 인생을 통해오면서 겪은 많은 좌절과 실패를 다시금 떠올려보면, 그 과정에서  있었던 많은 고난과 역경 중 대부분의 것들은 나의 교만과 판탄착오로 인해서 겪지 않아도 되었던 것을 덤으로 얻게 된 것들이었다. 미련하고 어리석은 내 모습이다.

 

단 한 번의 실패도 모르고 언제나 승승장구, 모든 이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면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좌절을 모르고 영광의 20대로 접어든 결과는 참 혹독했다. 결국, 인생이란 것에서 미리 학습하지 못한 실패는 훗날 자기 인생으로 다 한 번씩은 겪어내도록 되어 있는 것 아닌가... 꼭 한 번은 겪어야 하는 실패라면, 최대한 어린 나이에 겪어보는 것이 참으로 유익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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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멍이가 그저께 빨아서 펼쳐 놓은 이불에 오줌을 싸는 바람에, 한 바탕 소동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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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니, 예전에 찾는이가 많은 블로그를 부지런히 운영할 때엔, 참 잘난척도 많이 하고, 있는 척도 많이 하고, 아는 척도 많이 했다. 왜 그리 자랑하지 않고는 못 견디었던가. "최"의 글 덕분에 요즘 며칠간, 옛날 생각을 좀 해 본다.

 

어리고 미성숙한 시절이었고, 나를 향한 스스로의 과대평가가 하늘을 찌르던 시절이었고,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똘돌 뭉쳐있는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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