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서의 성격을 어떻게 파악해야 하는지
복음서를 우리가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성공회 신학자인 Bauckham이 쓴
5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책.
"양식비평" 및 다양한 주류 자유주의 신약학자들이 보여주고 있는
복음서에 대한 "의심"의 방향성을 인정하지 않고
네 복음서 텍스트가 역사적 예수의 진실한 모습을
충분히 담아내고 있다고 주장하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친교회적 보수주의 기독교의 색체를
최대한 현대적인 신학계에서 통하는 언어로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하겠다.
@
이 책을 두고,
신약신학계의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극찬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이 책이 내용에 동의하는지 동의하지 않는지의 여부와는 무관하게,
이 책이 꽤나 잘 씌여진 책이라는 점은 확실히 알 수 있겠다.
@
복음서가
"직접 목격자"의 생생한 증언을 바탕으로 씌여졌으며,
심지어 한 복음서는
"직접 목격자"의 증언을 바탕으로 하는 것을 뛰어넘어,
아예 그 "직접 목격자"가 썼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요지다.
그 가장 생생한 복음서가 '요한복음'이라는 점이
함정이라면 함정...
@
복음서의 사료적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메인스트림의 신약신학이 가르치는 것,
즉, 예수의 사역과 복음서의 기록 사이에는 꽤나 긴 시간적이 간격이 존재할 뿐만아 아니라,
그 구전 전승의 과정도 수많은 재전달의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복음서의 내용이 "역사적 예수"에 대한 정보를 담아내기엔 부적절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 책의 저자 Bauckham의 주장은 그간 기죽어 있는 보수적 신학계가 두 팔을 벌려 환영할 만하다.
게다가, 대부분의 신약학자들이 "역사적 사료로서의 신뢰성"이라는 측면에서는 F학점을 주고 있는
요한복음을 가장 신뢰성이 높은 직접 목격자의 생생한 증언으로 격상시키는
이 책의 14~17장을 읽노라면,
저자가 일부러 어그로를 끄는 것인가 라는 생각까지도 하게 될 정도다.
@
마지막 장인 18장에서는
예수에 대한 증언을 "유대인 홀로코스트"의 여러 증언들과 비교하며,
"직접 목격자의 증언"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어... 이거 약간 선을 넘는데..." 라는 기분.
@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학문 영역의 폭넓은 근거들을 두루두루 동원해서
복음서의 역사적 유의미성을 설명하는 1장에서 13장까지의 글은
자신의 주장을 충분한 논거를 동원해서 탄탄하게 뒷받침하는
잘 씌여진 글을 읽는 재미를 충분히 선사한다.
복음서가
"역사적 예수"와 "신앙의 대상으로서의 예수"와의 넘을 수없는 간극을
분명히 보여주는 텍스트가 아니라,
그 둘이 굳이 구분될 필요가 없다는 점을 깔끔하게 보여주는 증거라고
저자는 주장한다.